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교회를 분열시킨 서류 - 가짜로 밝혀진 콘스탄티누스 기증

유용y 2024. 9. 12. 21:05

교회를 분열시킨 서류

가짜로 밝혀진 콘스탄티누스 기증증서 

 


 

 

출처: 위키피디아

 

 

로마 가톨릭교회의 수장, 교황들은 600년 동안 그들이 기독교 세계의 지배자임을 뒷받침하는 근거로서 콘스탄티누스 기증 증서를 내세웠다.

 

콘스탄티누스 대제(콘스탄티누스 1)는 기독교로 개종한 첫 로마 황제였다. 서기 315, 콘스탄티누스 대제가 기독교로 개종하였고, 그 후 그의 지병인 문둥병이 기적적으로 치유함에 따라 감사의 표시로서 로마 제국의 절반을 교회에 헌납했다고 한다. 그 기증의 뜻을 담은 문서가 오늘날까지 전해오는 콘스탄티누스 기증 증서이다. 그 문서에 따르면 콘스탄티누스 1세는 당시 제국이었던 로마의 수도를 콘스탄티노플로 천도하고 동시에, 로마 도시와 서로마 제국을 당시 교황과 교황의 후계자에게 넘기며, 자신은 동방 제국의 황제권만을 보유한다는 내용으로 되어있다. 이 증서에 의해 로마교황청은 그 땅 위의 모든 교회에 대한 정신적 권위와 로마와 이탈리아 전국, 그리고 서구 유럽 세계에 대한 세속적 지배권을 오래도록 영위할 수 있었다. 이 권위를 타파하려는 자는 지옥의 밑바닥에서 불에 태워지고 악마와 모든 신을 믿지 않는 무리와 더불어 멸망한다라고 선포했고, 모두가 그 선포를 엄중하게 받아들였다.

 

3,000단어로 되어있는 이 기증 증서가 처음 알려진 것은 9세기이다. 이 증서는 동서 양교회의 분쟁에서 강력한 무기 구실을 했다. 그리고 이 분쟁은 1054년에 동방정교회와 로마가톨릭교회로의 분열이라는 파국을 물고 오고 말았다.

 

적어도 10명의 교황이 이 증서를 인용했고, 15세기에 이르기까지 이것이 하나의 거짓도 없는 증서임을 그 누구도 의심치 않았다. 그런데 15세기 신학자인 쿠사의 니콜라스(1401~1464)가 뜻밖의 발견을 하게 된다. 콘스탄티누스 대제와 같은 시대에 살았고, 콘스탄티누스의 전기傳記까지 쓴 케사리아의 사교(司敎) '유세비오스 황제'가 그와 같은 기증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이다. 그는 곧바로 기증 증서의 진위에 대한 의문점을 제시했다.

 

오늘날 대부분의 신학자들은 이 기증 증서의 정체를 서기 760년경 로마에서 작성된 위조문서라고 추측하고 있다. 수 세기 동안 많은 사람들의 머리 위에 군림한 증서지만, 한 꺼풀을 벗겨내 보니 앞뒤가 맞지 않는 부분도 발견되었다. 기부 증서는 콘스탄티노플시()에 대한 로마 교황의 권위를 인정하고 있으나, 사실 콘스탄티노플이 건설된 것은 그보다 훨씬 후의 일이었다.

 

프랑스의 철학자 볼테르는 이 증서를 가리켜 수 세기 동안 세상을 속인 가장 대담하고 가장 그럴듯한 위조문서라고 한 것도 무리는 아니다.

 

하지만 오늘날, 이 기부 증서가 가짜라고 밝혀졌다고 한들, 수 세기 동안 서유럽에 강대한 영향력을 떨친 로마 가톨릭의 권위에 흠집을 내기란 불가능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반응이다. 증서는 만든이의 의도대로 그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고, 많은 이들을 속인 문서로 역사에 남게 될 것이다

 

다만 가톨릭의 문서 위조의 역사가 길다는 것은 짚어볼 만한 점이다.